그_외/잡다한 이야기

아반떼 N 플루이드 그레이 출고 - 내돈내산 썰풀기

모게모게 2021. 9. 22. 17:51

※ 본 글은 리뷰와는 한참 거리가 멀고 어떻게 차량을 결정하게 되었는지, 개인적으로 느끼는 장단점 위주로 저 혼자 썰을 풀기 위한 글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1. 아반떼 AD는 어쩌고?

올해 초에 썼던 바로 직전 글(https://flymoge.tistory.com/1228)에서 3년동안 아반떼 AD 디젤을 굴린 소감을 간단히 정리한 뒤로 여러가지 일이 있었습니다. 미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전 차에 문제가 있어서 차를 바꾼 게 아닙니다.

 

지난 5월을 기점으로 아버지가 타고 다니시던 차 상태가 급격하게 안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마트 장보고 난 뒤에 시동이 꺼져 도로에서 견인을 부른 적이 있었고, 차량의 잡소리와 엔진 부조가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연식이 연식이다보니 수리비용도 많이 들고 이제 슬슬 놔줘야하지 않겠나고. 그렇게 새로운 차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버지 주행특성을 고려해서 차라리 전기차를 사는게 좋지 않겠냐라고 제안했지만 아직까진 장점보다는 거부감이 더 크시다고 해서 보류. 그리고는 저에게 '니가 새 차를 사고 타던 차를 나에게 (공짜로) 넘겨라'라는 의견을 어필하시며 사실상 제 차를 뺏어 타겠다는 선전포고를 하시고 말았습니다.

 

2. 차량 선택의 무한 루프

결국 이전 글에서 적은 것처럼 결국 아반떼 - 소나타(K5) - 그랜저의 고민의 루프를 새로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추가로 얼마전(?)에 나온 스팅어 페이스리프트(마이스터) 2.5T까지 고려를 했지만 결국 지갑 사정을 고려했을땐 K5가 현실적인 결론이었죠.

 

제가 그다지 원하지 않는 옵션, 즉 공짜로 준다면 모르겠지만 굳이 내 돈을 주고 선택하고 싶지 않은 옵션을 나열하면

- 다이얼식/버튼식 기어선택

- 전자식 계기판, 무드조명

-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 터치 컨트롤(조작버튼을 물리 버튼이 아닌 터치로 변경한 것)

 

어떻게 보면 지극히 아날로그 감성을 원하는 1인입니다. 요즘 전기차, 특히 테슬라의 계기판없는 디자인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죠. 조금 불편하더라고 직관적이고 작동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차를 원했습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으로 넘어가기 전의 마지막 발악이랄까요?

 

- 스팅어 -

사실 그런 의미에서 스팅어 페리모델을 꽤 오랫동안 고려했습니다.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는 아날로그 계기판, 기어봉, 버튼이 모두 달려있는 에어컨 등 제가 원하는 옵션을 대부분 가지고 있었고, 2.5T 트림은 성능까지 막강했습니다. 하지만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시트 디자인, 벤츠 짝퉁 느낌의 센터콘솔쪽 에어벤트, 그리고 결정적으로 유지비가 살짝 부담되었습니다.

출처 : 기아자동차

- 아반떼 N라인 -

아마 제 성격에는 이차가 가장 맞을 겁니다. 딱히 뒷좌석에 사람을 태울 일이 없고, 얌전한 주행을 하는 것도 아니고. 1.6T 엔진도 치고 나가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엔진입니다. 유지비도 저렴하죠. 하지만 결정적으로 7단 건식 DCT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물론 토크가 디젤보다 낮아 조금 더 나을 수도 있겠지만, 그 건식 DCT에 호되게 당해놓고 또 속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옵션 적당히 넣으면 K5가 바로 앞에 오는 가격대도 한 몫을 했죠.

출처 : 현대자동차

- K5 -

그랜저를 이어 잘 팔리는 중형 세단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적당한 가격에 필요한 기능과 성능이 다 들어가 있거든요. 물론 8단 자동변속기는 아직 검증이 덜 되긴 했지만 세단 중에 연비, 파워, 소음, 가격, 유지비 등 가장 벨런스가 좋은 차량인 것은 분명합니다. 실제로 계약 직전까지 갔다 다시 돌아오기도 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N 계약 후 KIA 로고 변경에 따른 K5 재고처리할인이 빡세게 들어갔을 때, 아마 제가 N을 계약한 게 아니라면 바로 K5 계약하러 갔을겁니다.

출처 : 기아자동차

- 그랜저(하이브리드) -

그랜저 역시 왜 잘팔리는지 타보면 압니다. 확실히 앞에 나열된 차보다 조용하고 편합니다. 거기에 하이브리드까지 생각하면 연비까지 잡을 수 있죠. 하지만 이미 IG 그랜저는 출시한 지가 꽤 되었고 페리된 외관디자인은 처참했으며, 내부 디자인도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K8과 소렌토에 탑재된 1.6T 하브가 꽤나 물건인데 이 트림은 다음 풀체인지때 들어갈 게 확실하니 지금 사는 건 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소문만 무성하던 아반떼 N 정식출시 소식을 듣게 됩니다.

 

3. N으로 가게 된 결정적 이유

20년 말부터 북미쪽에는 시승차량이 돌아다녔고 그 영상을 보고나서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출시 전 자료를 보면서 '이건 사야겠다'라는 생각이 더 강해졌습니다.

- 2.0L 280마력의 예전 임프레자/란에보 시절 드림카 출력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

- 8단 습식 DCT 채용으로 건식 DCT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

- 다른 차들에 비해 확실히 젊은 감각이 묻어나는 운전자 중심의 실내 디자인

- 부담되지 않은 차체 크기와 아날로그 버튼들의 유지하여 위에서 언급한 옵션들이 대부분 빠짐

  (다만 계기판이 풀디지털만 선택되는 것은 좀 아쉬운 부분)

- 그럼에도 대부분의 편의사항이 적용되어 데일리카로 탈 수 있다는 것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닙니다. ACC가 빠진 건 저에게는 좀 치명적이었습니다. 옵션이라도 선택할 수 있게 해주면 좋을텐데 말이죠. 심지어 그냥 아반떼는 적용할 수 있으니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 선택입니다. 디지털 계기판은 크기가 작아 좀 답답한데, 그나마 N모드 전용모드가 있어서 위안이 되었습니다.

출처 : 현대자동차

아반떼 N은 아마 제가 마지막으로 소유한 내연기관 차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같은 모델을 지르신 다른 분들도 비슷하게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겁니다. 

 

다른 모델과 검토하면서 재밌는 점도 찾았습니다. 보통 현대차의 수동 모드의 경우 앞으로 밀면 +, 아래로 당기면 -가 되는데 N은 그 방향이 반대로 되어있습니다. 아마 레이싱카의 시퀀셜 기어에서 착안한 것이겠죠(현실은 M모드 놓으면 패들시프트를 더 많이 쓰게 됩니다).

비교군 : 아반떼 N라인의 변속 레버

4. 옵션 선택의 시간

출시 당일 가격표를 보았고, 생각보다 꽤 저렴하게 나왔습니다. 옵션 다 때려넣으면 스팅어랑 삐까하지 않을까 했었는데 넣을 거 다 넣고도 3,600 정도로 되더군요. 특히 깡통으로 나올 경우 걱정했던 오디오/네비 옵션, 헤드램프 옵션, 통풍시트등은 모두 기본으로 넣어져 있었습니다.

 

옵션도 퍼포먼스 패키지 빼고는 다 넣을만한 가격대와 옵션이었는데, 선루프는 원체 안 쓰니 패스. 문제는 버킷시트인데, 이걸 선택하면 가장 치명적으로 통풍시트가 빠지게 되어 뺐습니다. 저는 유독 땀이 많이 나고 장거리 운전이 많아 모든 걸 포기해도 통풍시트는 꼭 넣어야했기 때문입니다. 

회사 주차장에서 벨N을 몇 대 봤던 기억이 나 퍼포먼스 옵션에 대해 사내 게시판에 물어보았고, 의외로 답변이 많이 달렸습니다. 결론은 단조휠을 포함해서 퍼포먼스 패키지는 다 필요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레이싱 할때도 4p, 19인치를 안 쓰고 보통 인치다운해서 18인치 경량화휠, 순정 브레이크에 패드만 교체해서 쓰게 되며, 인테이크는 나중에 부품 구하기 힘들다 등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색상이 가장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원래는 당연히 퍼포먼스 블루로 가야지, 했었는데 이게 왠걸. 출시와 함께 N시티 서울에서 공개된 사이버 그레이와 퍼포먼스 블루 2대를 봤을 때 사이버 그레이가 훨씬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빨간색 포인트컬러 때문인지 그레이 계열이 더 어울리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레이 계열중에 너무 진한 건 좀 그렇고(특히 일렉트릭 그레이는 지금차랑 너무 비슷했음), 밝은 그레이 중 사이버와 플루이드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사이버가 제일 괜찮은 것 같으면서도 조금 밝은 느낌이 있었죠. 플루이드는 노멀 CN7때부터 이상하게 인기가 없는 것 같더라구요. 이틀동안 사이버 그레이와 플루이드 그레이 2개를 고민했고, 고민 끝에 글 제목처럼 플루이드 그레이를 선택했습니다. 딜러에게 물어보니 출고 2호차라네요.

 

참고로 현금박치기보다는 카드 일시불이 낫다고 해서 카드 일시불로 진행했습니다.

 

5. 출고, 등록, 주행

런칭 물량인지 요즘 최악이라는 차량 생산일정 대비 빨리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8월 중순 → 8월 말 → 9월 초로 2차례나 인도 일정이 밀렸습니다. 머플러쪽 몰딩이 팝콘으로 녹아내린다는 것 때문이라는 썰이 있더군요.

 

인수 직후의 모습. 여기저기 비닐이 덕지덕지 붙어서 새차 느낌은 확실한데 아직 제 차라는 실감은 없더군요. 우선 해가 지기전에 차량 등록을 하고 왔습니다.

 

※ 혹시 몰라 아래 사진은 모두 모자이크/조작한 상태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난생 처음 받아보는 임시 번호판

차량 출고일에 휴가를 내고 차량등록을 셀프로 진행했습니다. 차량등록소에 소유권이전으로 간 적은 있었지만 신규등록은 더욱 할 게 많더군요. 특히 전문 대행업자 사이들에 끼여있는 꼬꼬마라 그런지 주변의 시선이 집중되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ㅎㅎ

 

다만 아직까지 의야한 건 KIT BOX의 정체입니다. 출고 전까지는 썬팅쿠폰이었다가 마지막에 KIT BOX로 바꿨는데 결국 둘 다 못 받았습니다. 트렁크에 박스 하나 있길레 이게 KIT BOX인줄 알았는데 이건 원래 모든 차량에게 주는 출고BOX라고 하더군요.

 

요즘은 썬팅하면서 저 스티커를 다 떼서 그런지 무지 낮선 효율등급 스티커입니다. 아래 따로 정리하겠지만 연비는... 도심주행에선 처참합니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시간.

다만 역시 우려했던 점은 그대로였습니다. 계기판이 너무나 작고, 시트포지션이 생각보다 많이 높습니다. 여러 리뷰에서 시트포지션이 꽤 낮아졌다고 해서 기대를 살짝 했는데 아마 시승차들이 버킷시트라서 그런 것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시트를 최대한 낮췄는데도 머리가 천장이랑 크게 안 떨어지고, 계기판도 살짝 가리는 형태입니다. 

 

친구의 도움으로 썬팅을 하고 블랙박스 설치하고 번호판도 바로 달았습니다. 같이 작업하면서 알게된 게, 출고 직후인데도 차량 유리가 전체적으로 엄청나게 지저분합니다. 비가 오는데 와이퍼로 비가 안 닦이고 그대로 유리창에 달라붙어 버리더군요... 덕분에 사자마자 유리에 세척, 유막제거, 발수코팅 작업을 해야만 했습니다.

 

6. 오너만 알 수 있는 장단점

이 차가 출시 이후 생각 이상의 관심을 많이 받았고,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차가 되었습니다. 특히 두꺼비 만화(?)를 필두로 아반떼 가격 관련해서 갑론을박이 많았는데, 정작 저같은 아반떼N 출고하신 분들은 별 생각 없을겁니다.

워낙 괜찮은 리뷰가 많고 특히 이 부분은 영상으로 보는 게 재미가 있으니, 일반적인 주행성능 관련해서는 아래 3개 링크로 대체하고자 합니다.

 

(가나다순)

박준형의 칼쳐맨 : https://www.youtube.com/watch?v=W6VgMleTSZg 

주니tv : https://www.youtube.com/watch?v=jvUrzFIYYxE

한상기 오토프레스 : https://www.youtube.com/watch?v=EL5XyvwuJYA 

 

다만 오너 입장에서 리뷰에서 잘 다루지 않은 항목에 대해서 간단히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이 차는 일상주행이 가능하지만 공도에서 한계를 파악하기 쉽지 않음"

 

6-1. 편의장비

- 일반시트 착좌감 : 이전 아반떼랑 큰 차이는 없으면서 옆구리를 잡아주는 기능이 향상되었습니다. 시트포지션이 살짝 높지만 조수석 전동까지 되고, 통풍은 역시 최고의 옵션임을 알려주는군요

 

- 핸들 조향각도

아마 오너가 아니라면 거의 모르실만한 차이인데 전 이게 굉장히 심각합니다. 전에 타던 아반떼에 비해 조향각이 꽤 차이나도록 작습니다. 예전 아반떼 AD의 경우 후진주차 후 출차할 때 99% 이상은 한 번만에 바로 빠졌는데 지금은 높은 확률로 한 번은 후진해야 앞차를 박지 않고 빠져나올 수 있습니다. 레이싱 세팅이라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 같은데 덕분에 무거운 핸들과 묶여 주차할 때마다 힘이 무지하게 드는 게 단점입니다.

심지어 그마저도 핸들을 끝까지 꺾으면 휠하우스에 바퀴가 닿는듯한 소음과 느낌이 듭니다. 살짝 풀면 안나는 것으로 봐서는 eLSD 모듈 영향보다는 단순히 바퀴 폭이 커져서 줄어든것 같긴 합니다.

 

- 크리핑 모드

D상태에서 브레이크와 엑셀을 모두 놓으면 천천히 기어간다고 해서 크리핑 모드라고 부릅니다. 전기차가 나오면서 이 기능이 다시 주목받게 되었죠. 본래 DCT는 이 모드가 없는데 운전의 편의를 위해 현대에서 적용한 기능입니다.

문제는 R상태에서의 크리핑이 지나치게 느립니다. 후진주차할 때 반드시 엑셀을 밟아야 원활한 주차가 가능합니다. 심지어 살살 밟으면 rpm만 올라가고 차가 안 움직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더 밟아야만 합니다. 보통 후진할 때 위험하기 때문에 항상 브레이크에 발이 가 있어야 하는데 엑셀을 꾹 밟고 난 뒤 바로 브레이크로 발을 옮겨야하는 불편함이 상당합니다. 위 조향각도 문제와 함께 데일리로 운영할 때 가장 불편한 점이 이것입니다.

 

- 차로유지, 차선이탈방지

처음에 내장 블랙박스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까 차로유지용 카메라였다

비록 범퍼쪽 레이더가 빠지면서 ACC가 안 되긴 하지만 보험할인을 받을 수 있는 차로유지, 차선이탈방지, 전방충돌방지 옵션은 적용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차로유지 옵션은 고속도로 같은 곳을 주행할 때 차간거리 유지는 안되지만 핸들은 자동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운전자 피로도가 확 낮아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번 추석 때 내려가면서 써봤는데, 생각보다는 잘 됩니다. 어두운 환경에서도 잘 인식하고 좀 급한 커브길에서도 잘 돌려주는데, 아쉬운점 2개가 있습니다. 가만히 직진하는 코스인데도 가끔씩 핸들이 미세하게 좌우로 돌릴려고 해서 마치 일부러 불안정한 느낌을 주는것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그리고 보통 옆에 큰 화물차가 지나가면 일부러 화물차쪽 공간을 더 남기며 피해가곤 하는데, 얘는 정직하게 차선 중앙을 유지하려고 해서 기능을 끄는 경우가 종종 생겼습니다.

 

- 크루즈 컨트롤

역시 ACC는 없지만 속도유지가 되는 크루즈는 있습니다. 문제는 쓰기가 전의 차보다 더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속도 조절이 1km 단위로 움직여서 오히려 버튼 조작횟수가 더 많아졌고, 가속시점도 버튼 동작 후 직후가 아닌 설정완료 후 몇초 뒤 가감속을 시작합니다. 그러다보니 10km정도 올리고 기다리면 갑자기 차가 기어를 내리며 급가속하는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100km 크루즈임에도 98~102km 사이의 속도를 자기 멋대로 유지하는 느낌도 들더군요. 전의 AD의 크루즈가 지정된 속도를 칼 같이 맞추고 또 익숙해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전 아직까지 적응은 안 됩니다.

 

- 실내등

아니, 아직까지 누런색 전구(다마)를 실내등으로 쓰는 차가 있다고? 네, 바로 이것이 3,600만원짜리 차량입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바로 인터넷에서 LED 전구를 사서 갈았습니다. 아니 앰비언트 라이트가 있는데 실내등이 다마라구요? 쩝.

전후방 방향지시등, 번호판등, 실내등 전체가 전구 타입이라서 우선 실내등은 모두 화이트 LED로 교체하였습니다. 그리고 20분의 작업 후 바로 만족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차 출고하신, 또는 예정이신 분들은 꼭 교체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부품은 CN7 노멀용과 동일합니다.

 

- 가변배기

솔직히 노멀 모드에도 시끄럽습니다. 패밀리카로 고려하신다면 실차 배기음은 꼭 들어보셨으면 합니다. 처음 시동을 거는데 부우웅 하는 소리가 너무 커서 고장난 줄 알았습니다. 아이들링할 때 배기 쪽에서 소리가 꽤 시끄럽고 주차장이나 터널 등 실내에 들어가면 탑승자조차 거슬릴 정도로 시끄럽긴 합니다.  거기에 엔진이 냉간상태라 1,000rpm을 유지할 때가 아이들링 중 제일 시끄러운 상태입니다. 다행히 천천히 가속을 시작하는 1,400~1,800rpm 사이에서는 오히려 아이들링보다 소리가 줄어듭니다.

 

- 팝콘소리

그러다가 N모드로 바뀌는 순간 전반적인 배기음이 다 커집니다. 그리고 4천 rpm에서 엑셀을 바로 떼면 파파박, 퍼벙하는 일명 팝콘소리가 나게 됩니다. N모드를 켜서 스포츠 플러스 배기모드를 적용하면 십중팔구 엑셀을 놓으면 팝콘소리가 나게 됩니다.

다만 일상적인 주행모드에서는 절대로 나지 않습니다. 주택가나 도심 등 소음유발 시 민폐가 되는 곳에서 팝콘소리가 난다? 그건 오너가 100% 잘못 설정한 겁니다.

 

6-2. 일반주행 시

- 돌튀는 소리

타자마자 가장 먼저 느낀 점은 다른 소음에 비해 휠과 휠커버에서 올라오는 돌튀는 소리가 유독 잘 들린다는 것입니다. 마치 레이싱 게임에서 트랙을 벗어나면 들리는 그 돌튀는 소리가 다른 승용차들에 비해 무지 크게 잘 들립니다. 마치 스피커로 돌튀는 소리를 트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죠. 이것도 레이싱카의 특성일까요? 왜 그곳만 유독 방음이 약한건지는 잘 이해되지는 않습니다.

 

- 고속주행 소음, 바람소리

고속도로에서 110km/h 정속주행 시에는 그냥 일반 준중형급 소음이 발생합니다. 타이어가 꽤 넓은 것 치고는 방음은 무난한 편입니다. 재밌는 것은 여기서 속도를 더 올려도 소음 수준이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꽤 속도를 올려도 바람소리가 거의 일정하게 나는 게 좀 비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러다보니 속도감이 잘 안느껴지고 나도 모르게 점점 빨리가고있는 차를 발견할 수 있죠.

 

- 엔진음(배기음 말고)

의외로 잘 다루지 않는 부분인데, 엔진룸 방음도 부족한 부분입니다. 배기쪽 음이 커서 그렇지 잘 들어보면 엔진소리도 실내에서 잘 들리는 편입니다. 문제는 아이들링 시의 GDI 특유의 탓탓탓탓 하는 고압인젝터 소리인데, 신호대기중에 배기음 못지않게 실내에서 아주 잘 들립니다. 보통 이 GDI 소음은 밖에선 잘 들려도 왠만해선 실내에서는 안 들리게 하는데 말이죠.

거기에 또 아쉬운 건 엔진 음색인데, 이 N 엔진도 결국 세타2 기반 엔진이라 YF/LF 소나타와 음색이 똑같습니다. 가속할 때 들리는 엔진음이 YF 깡통택시를 연상시키는 음이라 아쉬운 부분입니다.

 

- 승차감

승차감이라는 건 워낙에 복잡한 요소라서 분석할 것이 많지만, 쉽게 얘기하면 위의 전문 리뷰어들과 의견이 같습니다. 일상적으로 타고다니는 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분명이 차가 딱딱하긴 합니다. 특히 방지턱 넘을 때 오는 첫 쇼크는 일반 세단에 비해 꽤 세게 들어옵니다. 다만 이후에 이어지는 잔진동은 적고 멀미가 날 정도로 흔들리는 모습은 아닙니다. 특히 방지턱, 아니 요철을 사선으로 넘는 경우에도 멀미나지 않게 잘 넘어줍니다.

그러다 N모드로 바꿔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하면 차 특성이 살짝 달라집니다. 고속도로에 있는 요철이란 요철은 모두 읽어서 운전자에게 전달해줍니다. 좋은 노면일때는 모르겠지만 포장이 좀 뜯겨나간 도로에서는 쉽게 피로해질 수 있습니다. 

 

- 연비

아직 길들이기가 끝나지 않아 정확한 연비는 나오지 않지만, 출고 직후부터 '일반유' 기준으로 타고다닌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ㅁ 정체가 심한 도심 : 리터당 7km 내외

ㅁ 외곽로 등 좀 잘가는 도심 : 리터당 10km 내외

ㅁ 고속도로 정속주행 : 리터당 17~8km 내외

ㅁ 고속도로 1차선 흐름에 맞는 주행 : 리터당 15~6km 14km 내외

2리터 터보 엔진 치고는 잘 나온다고 하는데 천상계 연비를 가진 AD 디젤과 비교하면 지갑이 얇아지는 게 눈에 띕니다. 특히 도심 연비가 안 나오는데 엔진이 스포티한 성격인지라 에코모드인데도 가속이 빠르고 rpm도 3천 가까이 쓰는 경우가 많이 보입니다. 수동 모드로 두고 rpm을 더 낮춰서 느리게 가속하면 더 나아질것 같긴 합니다.

 

- 트립연비

이상하게 트립연비가 실연비 대비 너무 잘 나옵니다. 분명히 계기판에는 주유 후 평균연비 16~17을 찍는데 실제 주유량으로 계산한 수치는 14km대로 나옵니다. 기름이 새는건가 싶을 정도로 차이가 나니 뭔가 이상합니다. 급가속할 때 실제보다 기름을 더 많이 먹는건지, 아니면 평균연비 계산이 정확하게 안 되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6-3. 성능주행

- 타이어 / 코너링

공도에서는 제가 기존 상식선에서 알고있던 한계 수준으로 잡아돌려도 타이어 소리조차 안 납니다. 이전 AD탈 때 50km/h로 돌아도 차가 한 쪽으로 쏠리는 게 느껴지던 코너를 20키로 이상 속도를 올려도 불안하거나 차가 밀리거나 쏠리는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이러다 엑셀 밟으면 오버스티어가 날 것 같은 불안감이 밀려옵니다. eLSD의 성능일 수도 있겠네요.

제가 서킷을 가야겠다는 결심을 한 것도 이 특성 때문입니다. 자의든 타의든 차량의 한계를 시험할 날이 오는데 이 차는 공도에서는 도저히 그 한계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차에 대한 한계 이해도가 높을수록 안전하게 타고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만간 인제에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할 것 같습니다.

 

- 섬머타이어

지금 가장 고민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순정으로 끼워진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s는 대부분의 운전 경험 시 굉장히 좋은 운전질감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섬머타이어이기 때문에 노면온도가 떨어지는 겨울의 빙판길, 눈길에서는 최악의 궁합이죠.

그래서 서킷 주행 비중이 낮은 저에게는 차라리 올시즌 타이어를 끼우는 것이 나을 것 같은데, 참 마땅한 타이어가 없는 게 현실입니다.

ㅁ 1안 : 적당한 윈터 타이어를 사서 후륜차처럼 시즌마다 교체한다

ㅁ 2안 : 올시즌 고성능 타이어(PS4 AS같은)를 찾아본다

ㅁ 3안 : 지금 휠과 타이어 세트를 팔아버리고 18인치로 다운 후 올시즌 타이어로 간다

ㅁ 4안 : 그냥 타이어를 유지하고 날씨가 나빠지면 차를 두고간다...

아직까지 급한 일은 아니지만 겨울 오기 전에 손을 쓰긴 해야할 것 같습니다. 아마 저보다 빠른 다른 선구자들이 좋은 안을 제시해 주시겠죠?

 

- 브레이크

브레이크도 일상용으론 차고 넘칩니다. 고속도로에서 앞차가 급정거할 때 딱 한번 70% 수준으로 브레이크 잡아봤는데 스포츠카처럼 정말 장기가 앞으로 뜯겨져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리곤 조마조마하며 뒷 차가 제대로 설까 걱정하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죠.

다만 일상용에서는 지나치게 민감합니다. 살짝만 밟아도 너무 잘 서니 돌발상황 발생 시 본의 아니게 브레이크를 쿡 밟으면 뒷차가 풀브레이크 밟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입니다.

- 변속기

개인적으로는 기변 후 최고로 만족하는 부분입니다. 다른 많은 매체에서도 극찬했지만 올라갈 때 올라가고 내려갈 때 내려가는 질감이 무지하게 빠르고 좋습니다. 의외로 기어 단수간의 간격이 커서 1, 2단에서 언덕길을 올라갈 때 건식과 같이 일단 기어를 1단 내리고 보는 현상이 없습니다.

최고단 기어인 8단이 꽤나 롱기어라서 고속 항속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어느 정도냐면 에코 모드에서도 100km 정속주행 시 7단으로 주행하며 8단으로 안 넘어갑니다. 110키로 조금 넘겨야 8단이 들어가더군요. 이 때 rpm이 약 1,600정도 되니 차량성격 대비 상당히 긴 기어비죠.

또한 에코모드인데도 엑셀에서 발을 떼고 브레이크 밟을 타이밍쯤에 알아서 기어를 다운시프팅하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rpm을 2천 중후반대로 맞춰주는데 브레이킹할 때 가속할 때보다 더 높은 rpm을 유지하더군요.

 

- 엔진성능

대충 길들이기가 끝나 수정한 부분입니다.

일단 일상영역에서, 2천 rpm 이하를 유지하면 노멀 아반떼처럼 그대로 탈 수 있습니다. 예전 yf 소나타처럼 발만 얹으면 튀어나갈 정도로 엑셀이 민감하지 않으면서도, 밟는 %만큼 리니어하게 가속하는 느낌이 좋습니다. 한 가지 흠이 있다면 고속도로에서 8단으로 달리고 있다 추월을 위해 가속을 시도할 때 8단을 그대로 물고가지 못하고 바로 7단으로 기어가 내려갑니다. 저배기량 고마력 터보 엔진이다 보니 1,500rpm에서도 충분한 토크가 뿜어져나오길 바라는 건 도둑놈 심보겠죠. 대신 2천을 넘기면 그 뒤 가속은 시원하게 이뤄집니다. 도로의 99%의 차량을 추월하는 데 충분한 성능을 보여줍니다.

출처 :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하지만 엑셀을 평소보다 조금 더 밟으면 말이 달라집니다. 에코모드에서도 악셀을 지긋이 밟으면 바로 기어 2단 내리는 차는 처음 봤습니다. 특히 0-60 성능보다는 80-150 성능이 훨씬 인상적입니다. 중형 세단에서 느끼지 못했던 후반 펀치력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N모드로 바꾼다? 차가 완전히 다른 차로 바뀝니다. 이는 N모드 시 변속기, 핸들, 배기 등이 더욱 공격적으로 바뀌는 것도 있지만 엑셀도 굉장히 민감해지고 직결감이 좋습니다. 그 상태에서 엑셀을 밟으면 바로 몸이 젖혀지죠. M이나 AMG를 사야 느낄 수 있던 부분을 고작 3천만원대 현대차에서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 발열

조금만 주행을 하고 시동을 끄면 외기온이 몇도든 상관없이 바로 쿨링팬이 세게 돕니다. 벨로스터 터보 때 말이 많았던 터보엔진 과열 이슈가 생각나더군요. 냉간 수온이 오르는 속도는 크게 차이가 없는데 한번 열이 받은 상태에서 왠만하면 수온/유온이 90도 밑으로 내려오지 않습니다. 일반주행인데도 수온 게이지가 중간 이상(92~95도)으로 넘어가는 상황을 꽤나 자주 봅니다. 본넷에 에어덕트라도 하나 뚫어야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죠. 

차량 출고는 9월이 지난 상태였고 바로 겨울을 맞이하는거니 아직까지 이슈는 없지만 항상 기록을 갱신하는 폭염 앞에서도 과연 괜찮을까 걱정이 되긴 합니다. 물론 같은 엔진을 하루이틀 쓴 건 아니니 잘 대처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7. 서킷주행 후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차량 출고 후 여러 가지 일로 바빠서 제대로 주행을 못 해본 것은 사실입니다. 길들이기도 완전히 끝나지 않았구요. 다만 타면 탈 수록 이 차는 서킷에서 돌려봐야한다라는 생각이 점점 강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다행히도 선착순 250명 안에 들었는지 아래 이벤트에 대상자로 선정되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인제 2세션 쿠폰을 준다고 하니 조만간 인제로 가서 서킷 주행하고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