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짧은 여행기

2017.06.10 오하라 마리 생일을 맞아 상주 마리산 산행

모게모게 2017. 6. 12. 21:39

@재가 왜 마리산에 가게 되었는가?

 

역시 시작은 사소한 말 한마디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렇습니다. 385미터라는 낮은 높이, 그리고 우미산보다는 나름 인지도가 있어서 구글 검색하면 평범한 등산기가 나오는 산입니다. 우미산 등산때[이전 글 보기]는 험한 산에 꽤나 고생을 해서 금년도는 평일이기도하고 대구에서 떠나오기도 해서 올라가지 않았지만, 마리산은 만만해 보였죠.

 

 

마리산 자세히 알아보기

마리산을 치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강화도 마니산'입니다. 정식이름은 '마니산'이지만 현지에선 '마리산'으로 쓰고 있죠. 하지만 '상주 마리산'은 마니산이 아닌 진짜 '마리산'(농담입니다 ㅋ)입니다. 친구 집에서 가깝기도해서 목적지는 이 곳으로 정했습니다.

 

http://san.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7/18/2012071801531.html

 

좋은 글입니다. 등산루트가 생기게 된 배경, 등산로, 지도, 먹거리 등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산을 좋아하시면 한 번 읽어보시고 중요한 것은 지도입니다.


 

 

꽤나 상세한 지도가 나와있습니다. 다만 네이버 지도 등에서 GPS를 찍으면서 가는 경우도 있어서 지도나 네비에서 목적지를 찾으려면 '퇴강성당'을 입력하면 됩니다.

 

 

 

위의 빨간 박스에 있는 봉우리가 '마리산 정상'입니다. 검색하면 나오지 않지만 이렇게 등산로까지 표기되어 있으니 꽤나 찾기 쉬운 편입니다.

 

 

마리산에 가서는 안 되는 이유

 

우미산 등산은 만만하게 보지 말아야하지만 마리산은 결론부터 얘기하면 가지 마세요. 제가 말려야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사물이라곤 다 타버렸습니다. 산불로 인해 모든 산을 다 태워버렸고, 화마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잡고 올라가야 할 로프와 계단까지 모두 녹아버리거나 타버렸죠. 화재가 일어난 지 1달이 조금 넘은 시점이어서 온 산에는 탄내가 진동하였고 화산과 같이 재가 풀풀 날리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냥 가지 마세요

이건 진지한 경고입니다

 

 

생일을 축하하지 못하면 죽는 분들을 위한 가이드

 

꼭 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저희처럼 산에서 길 잃지 말고 바로 정상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가이드는 적겠습니다. 그 말인즉슨 길을 못 찾아서 2시간동안 산 속을 헤매며 내려갈 길을 찾아야 했습니다. 까딱하면 조난당할 무시무시한 상황이었죠. 그만큼 정비되지 않은 산이며, 높이만을 보고 만만하게 생각해서는 안 되는 산입니다.

 

 

 

먼저, 마리산 정상만을 노리고 최단루트로 향하기 위한 가이드입니다. 빨간색 박스 안이 정상이니 녹색 화살표를 시작으로 동디 위로 쭉 올라오시면 됩니다. 산은 처음에는 만만하지만 중반부터는 꽤나 가파라집니다. 거기에 계단이나 로프도 없으니 준비를 단단히하시고 올라가시기 바랍니다. 예상시간은 화살표 출발점에서 1시간 내외입니다.

 

두 번째는 MRF 낙동강 칠백리길을 따라서 올라오는 방법입니다. 거리가 멀고 딱히 산행이 쉬워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길이 그나마 닦여있어 2시간 정도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여기와 같이 마을 근처에서는 MRF 이야기길 표지판을 따라가기만 하면 방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조금만 올라가면 이렇게 팻말이 다 녹아버려 형체를 알아보지 못하거나 심지어 형체조차 찾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락카로 칠해진 파란 화살표를 따라가면 되지만 이마저도 나무가 타버리면서 사라진 경우도 많았습니다. 중반 이후부터는 감만으로 정상을 찾아갔네요.

 

만족스럽지 못한 정상

 

 

나무가 없는 정상은 그래도 화마의 피해를 덜 받았지만 너무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에 오래 있고싶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굿즈를 준비했으니 사진을 찍어야겠죠?

 

 

큰 네소가 아직 일본에서 날아오고있는지라 꽤나 조촐했습니다.

 

 

 

그래도 저번 산행처럼 카메라는 챙겨왔으니 꽤나 괜찮은 사진은 건졌죠.

 

차라리 후지산을 가고 말지

 

 

산행으로나 덕질로나 만족스럽지 않은 하루였습니다. 몸은 몸대로 더러워지구요. 심지어 여긴 대중교통도 없어서 자차나 자전거길(낙동강변이라 4대강 자전거로가 있습니다)이 아니면 올 수도 없습니다.

 

여튼 시간이 많이 지나 숲이 다시 울창해지면 모를까, 지금 당장은 다시 가고 싶지 않네요.

 

 

 

ps. 아래 글은 제 친구가 작성한 글입니다.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sunshine&no=1241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