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도쿄 여행

무계획 도쿄여행 12. 메가웹, 라이드원 시승

모게모게 2016. 7. 25. 02:11


너무 일찍 왔습니다. 11시 개장인데 아직 10시도 안 되었습니다. 개장은 안 했지만 보시다시피 중간 통로까지는 개방되어 있고, 에어컨과 자판기가 있으니 개장 전까지 내부에서 기다리셔도 됩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안에는 앉을 의자가 없기 때문에 조금 더 돌아다녀 보기로 했습니다.



메가웹과 라이드 스튜디어 사이에 있는 관람차입니다. 도쿄 레져랜드라고 적혀있네요. 물론 아직 개장하지 않았습니다.


이 관람차 맞은 편에 패밀리 레스토랑이랄까, 패스트푸드점이 있는데 여긴 10시부터 오픈이라고 적혀있더군요! 매장 직원 혼자 개장준비 하길레 기다렸다 주문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알바가 좀 불안불안하더니 커피 머신을 고장내서 바닥에 커피가 철철 흐르는 상황 발생. 전 모르는 일이니 기다려 봤습니다. 쩔쩔 매더니 해결은 하더군요. 이후 상황은 트위터에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아이스크림을 시켜서 260엔이 나왔습니다. 전 잔돈을 없에려고 510엔을 냈죠. 그런데 외국인은 여권 보여주면 10% 할인해준다더군요. 이게 왠 떡이냐 싶어서 잔돈을 받았는데 266엔을 주는겁니다.

260엔에서 10% 할인받으면 234엔. 510엔을 냈으니 276엔을 줘야하는데 알바는 내가 낸 돈이 500엔이라고 단정지으면서 510엔을 가져가더군요. 그리고 난 분명 510엔을 냈는데 왜 500엔이라고 하냐 하는데 직원이 말을 씹고 10퍼 할인된 내역을 보라는 겁니다. 짜증나서 POS 잔액 다시 확인하라고 했죠. 그러고 확인하더니 다시 10엔을 돌려주더군요.


10엔이 아깝진 않지만 뭔가 알바의 어리버리한 태도가 참 마음에 거슬렸습니다. 외국인이라고 무시하는 건 아닌 듯 하고 그냥 바보인가...



여튼 받아온 아이스크림입니다. 블루마운틴+망고를 시켰는데 그냥 녹차를 시킬껄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블루마운틴이 일본 팥빙수 시럽이라 하면 종종 등장하는데, 맛은 [파워에이드 파란색 진한 맛에 소다맛 조금]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먹어보면 꽤나 익숙한 맛입니다.


사람 지나가는 거 구경하면서(시설 사람들이 이 시간대에 출근하더군요), 게임하면서 여러가지 하다가 시간이 다 되어 움직이기로 했습니다.



메가웹은 3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도요타 시티 쇼케이스, 히스토리 게러지, 라이드 스튜디오. 도요타 시티 쇼케이스가 본건물이고 히스토리 게러지는 이름 그대로 예전 명차들을 전시한 공간, 라이드 스튜디오는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차량 등이 있습니다.



파란색 트랙이 라이드 스튜디오용 애들 타는 트랙입니다. 아래쪽에는 도요타가 출시한 여러 차량이 있는데, 특정 차량을 제외하면 마음대로 열고 타고 해도 됩니다. 운전석, 조수석은 물론 RV 뒷 좌석을 완전히 젖혀 눕는 것도 자유입니다. 트렁크도 막 열어서 시트 위치를 바꿔도 됩니다. 아쉽게도(?) 시동은 안 걸립니다.



우리나라에 프리우스나 캠리 등은 친숙하고 미니벤도 크게 다를 건 없습니다. 하지만 일본하면 떠오르는 박스카와 소형차 라인업은 분명 신기한 차량들입니다. 마음대로 타고 앉을 수 있으니 꼭 차에 열광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즐길 거리는 많이 있습니다.



도요타의 레이싱카, 튜닝 브랜드, TRD에 대한 소개와 레이싱 시뮬레이터가 있습니다. TRD는 86 2대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라이트 튜닝버전과 바디킷 포함 본격튜닝 버전이 있었습니다. 기본차 가격에서 1천만원 정도 올라가더군요.


레이싱 시뮬레이터는 그란투리스모 6에 G29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주행차량은 86 자동미션, 트랙은 스즈카 서킷입니다. 자신있는 차종에 차량이라 렙타임 1위를 찍겠다고 덤벼봤는데 시트포지션이 너무 불편해서(페달이 너무 위쪽에 있어서 몸이 ㄷ자로 접히는 느낌입니다) 본 실력이 안 나오더군요. 최종레코드 6위를 달성했습니다.



일본 내에서나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들고 북미쪽에서 자주 보이는 그 유명한 하이럭스 입니다. 탑기어 영국판을 보셨다면 절대 잊지 못할 차종 중 하나죠. 이 차는 세계 최초로 북극에 도달한 차량입니다.



고급차량쪽에 가면 엄청 비싼 차량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중 일본의 의전차량으로 유명한 센츄리도 있습니다. 구닥다리 차량처럼 보이지만 가격은 1억 3천을 넘어갑니다. 또한 돈이 있다고 아무나 살 수 있는 차도 아닙니다. 



내부에 자리잡고 있는 타워. 여러 차종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이번에 타게 될 86의 전시차량입니다. 바로 뒤에 라이드원 카운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차량 유리에 붙어있는 건 차량 스펙과 가격표입니다. 



박서 엔진을 상징하는 86 로고입니다. 직원이 계속 차량을 닦기 때문에 광택이 번쩍번쩍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시승 전 미리 타봤습니다. 우핸들은 영 적응이 안 되네요.

아무래도 일본 내에서는 퓨어 스포츠카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내부 편의시설은 눈에 띄는 게 없습니다. 좋게 말하면 심플하고 나쁘게 말하면 옵션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거기에다가 우리나라 수입가격을 생각하면 이 차를 실제로 타고 다닐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라이드원 소개와 신청방법, 준비물은 아래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무계획 도쿄여행 11. 메가웹 라이드원 시승차 신청하기


카운터에서 접수하러가니 면허증을 복사하고 안전교육같은 걸 들으라고 합니다. 안전교육에서는 코스에서 주의할 점과 진행방법을 설명해 줍니다.


주의할 점은 트랙이 좁아서 벽에 박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내부 속도와 신호등을 지켜달라는 것입니다. 랩은 2바퀴입니다.

진행방법은 

1. 안전 교육 후 앞에서 직원이 차종을 말하면 직원을 따라 차 앞으로 이동합니다. 

2. 담당직원이 면허증을 확인합니다. 

3. 차량 주위를 돌며 상처가 없는지 확인해서 탑승 전후의 손상을 파악하게 됩니다. 

4. 차량에 탑승해서 시동을 걸고 시트포지션 등을 맞춥니다.

5. 앞의 직원의 통제에 따라 코스를 돕니다.


그나저나 사람들이 의외로 세단이나 SUV 차량을 많이 선택하더군요. 



제가 직접 타게 될 86 차량입니다. 원래 수동을 타려고 했는데 수동 차량이 목록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자동으로 선택.



재밌는 점은 차를 타면 핸들 위에 차량 스펙과 가격이 적힌 종이가 놓여져있습니다. 구입에 참고하라는 뜻일까요?ㅋ


시동을 걸고 대기하는 중에 촬영했습니다. 2.0리터 치고는 배기음이 꽤 들리는 셋팅이었습니다. 뭐 스포츠카니까요.

물론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 수 있고 원하면 오디오를 틀어서 음악감상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포츠카는 배기음을 즐겨야죠.


다행히 변속기에서 수동 모드를 지원하고 패들 쉬프트로 변속이 가능한 차량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주행영상은 없습니다. 동승자가 있었으면 부탁해봤을텐데 삼각대도 없고해서 영상이나 사진을 도중에 촬영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운전에 집중해야죠.



코스는 상당히 짧은 편입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속도보다는 코너링과 승차감 위주로 트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급가속을 할 곳도 몇 군데 있기 때문에 제로백은 못 찍어도 가속능력을 테스트하기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주행하면서 한 바퀴는 코스 파악을 위해 천천히 돌아보았습니다. 후반부에 연속된 커브길이 있는데 우리나라 골목길 수준으로 도로가 꽤 좁습니다. 거기에 우핸들이라 거리감각이 적응 안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나 방향지시등 켤려고 왼쪽 레버를 움직이면 와이퍼가 작동하는 등 우핸들을 처음 보시면 어색한 부분이 몇 군데 있을겁니다.

핸들은 딱 적당하게 가벼웠고 서스펜션은 일반용도로 타기엔 딱딱한 셋팅이었습니다. 빠르게 슬라럼을 통과해도 아주 안정적으로 빠져나갔습니다. 흔한 스포츠 쿠페 셋팅이라고 보여집니다.


두 번째 바퀴는 메뉴얼로 놓고 작정하고 밟아봤습니다. 200마력 정도라 가속력이 엄청나다 정도는 아닌데 시프트업 반응속도라던지 엔진 사운드와 회전질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DCT가 아니기 때문에 기어가 팍팍 변하진 않고 수동 모델의 평가가 자동보다 좋은 차량인 만큼 수동을 몰았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아쉬운 점은 제약이 많은 사유지 위의 도로이기 때문에 이 차의 잠재능력을 100% 끌어낼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제한 속도도 그렇지만 코너링의 한계를 밀어붙힐만한 공간이 없었습니다. 그야 코너에서 조금 과감하게 밀어붙힐 수도 있었지만 일단 보험이 안 되는 차량이라 혹시나 긁히면 제 돈이 나가는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앞의 차량이 느릿느릿하게 가면 추월도 못 하고 그냥 뒤에 졸졸 따라가야하는 것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출발하면 되겠지만 그걸 마음대로 정할 수 없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심지어 앞의 차량은 제가 프리우스를 탈 때도 느릿느릿하게 가서 문제가 되더군요.



시승을 마치고 찍은 사진입니다. 첫 사진이 처음으로 탄 86, 그리고 두번째 사진은 그 다음 시승한 프리우스 E-Four 모델입니다. 이름답게 4륜구동을 채택한 프리우스인데, 음 솔직히 4륜과 2륜의 차이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변속기와 파킹브레이크 방식이 일반 차량과 달라서 진행요원의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파킹은 푸시풀이라서 한번 하니까 이해했지만 변속기는 이상한 레버만 하나 달려있고...


프리우스 시승은 전기모터로 얼마나 빨리 갈 수 있을까 궁금해서 타봤는데 막상 타보니 배터리가 바닥... 전기모터로는 거의 못 가고 그냥 가솔린엔진 열심히 돌려서 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이 더 많으면 좋겠지만 이 뒤에는 사람이 많아져서 더 기다리고 타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시승은 여기에서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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