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노블레스+현대카드 조합은 위대합니다. 1인 1333원으로 영화를 보는 짜릿함.


여튼 문제는 이 1333원도 아까울 뻔한 영화였습니다. 친구들이 개봉 전에 보러가자고 꼬시던데 안 가길 정말 잘 한 영화였습니다.


전 한국영화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특히 극장에서는 한국영화 거의 안 보는데 마지막에 봤던 게 끌려가서 봤던 디워였던가? 그렇습니다. 거대한 스크린에서 봐야만하는 액션영화 외에는 영화관을 안 가는 편이기도 하구요.

이번 영화 역시 끌려가서 봤는데 한국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또 죽여야만 하는 영화를 보고 말았습니다.


대기 냉각제 살포로 전 인류 멸망. 근데 달리는 열차에 탄 사람들은 살아남음. 

뭥미? 


열차라는 폐쇄공간을 배경으로 잡은 건 정말 좋은 설정이라고 보지만 그 기원이 너무 터무니없어서 그냥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거야 원작소설에서도 있던 내용이지만 지금 시대에서 보면 너무나 어이없는 설정이죠.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뭐 영화니까 따지지 말고 봅시다.


영화의 템포는 상당히 좋습니다. 템포'만' 상당히 좋습니다. 2시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지루하게 느껴지지는 않더군요. 뭐 중간중간 지겨운 부분은 나옵니다(이 때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을 떠나는 것도 봤고). 문제는 나머지 대부분. 

스토리도 뭐 중간까지는 봐줄만합니다. 근데 그 결말 뭔가요? 코카콜라 먹고싶어지는 그 장면은 도대체 왜? 찾아보니 저만 그런것도 아니더군요. 내가 2시간을 코카콜라 광고를 보기위해 본 건가 하는 평도 있고...



감독이 많은 걸 보여주고 싶은 건 알겠습니다. 계급차, 세뇌교육, 균형, 아동학대, 그리고 영구기관 이야기. 단일소재로 볼 때는 그 묘사력은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그걸 묶어주는 개연성이 너무 떨어집니다. 무슨 열차 칸 넘어갈때마다 분위기가 팍팍 바뀌는 느낌은 영화를 재미없다고 느끼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 인간들이 아무리 쓰레기만 먹었다고 해도 사람 죽인 후에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스시를 맛있게 먹는 장면은 아무리 봐도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말 많은 액션씬. 이걸 과연 15세로 봐도 되는가에 대한 의문은 있었습니다. 18세라고 하면 그냥 납득하겠는데 15세의 고딩들이 이걸 본다고 생각하면(그야 정말로 이걸 보고 쇼크먹는 고딩이 있긴 있을까 하는 생각은 들지만요) 그렇게 좋지는 않아 보입니다. 뭐 전기톱이 안 나왔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일까요. 


그리고 한국'영화'라고 부르기는 조금 애매하더군요. 감독과 배우 일부가 한국인이긴 하지만 사실상 주인공은 캡틴 아메리카입니다. 송광호는 그저 꼽사리에 역할은 중요하지만 비중은 별로 크지 않습니다. 차라리 레드 2(레드 더 레전드)에 출연했던 이병헌이 존재감이 더 컸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한국인 2명은 솔직히 왜 나왔는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개연성이 좀 떨어지죠. 배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외의 뜬금없는 요소는 모두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만, 여튼 조조 아니면 확실히 돈 아까울만한 영화이지만 외국영화 분위기를 좋아하신다면 한 번 쯤은 권해볼 만 할 듯 합니다. 한국영화 스타일을 기대하신 분들이 상당히 실망하신 것 같더라구요.




ps. 아버지가 이 영화를 보시고 가장 좋아하시는 간식인 양갱을 싫어하시게 되었습니다. 

지못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