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도에 배송되는 줄만 알았던 티스토리 달력이 오늘에서야 왔습니다. 작년 수령기[http://flymoge.tistory.com/596]는 허접한 폰카로 찍었지만 이번에는 든든한 디카가 있어서 엄청 어두운 광량에서도 만족스러운 사진이 나온 것 같습니다(그래도 다 포샵해야 했다는 게 함정)




흡사 수건이나 양말 선물상자를 떠올리게 하는 박스 디자인은 그냥저냥 무난합니다. 재질은 작년과 동일한 검은색의 약한 마분지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놈의 감성드립. 감성드립은 애플만으로 충분합니다.



뚜껑을 따면 이번 년도 사진을 한 장의 용지에 인쇄한 전체달력이 있습니다. 포스터 1/3 크기로 작년보다 크기가 더욱 줄었네요. 작년것도 그랬지만 크기가 너무 애매해서 어디다 어떻게 둬야할 지 고민입니다. 차라리 일반 은행달력 사이즈로 통크게 뽑아 지관통에 넣어줬더라면 얼마나 칭찬을 많이 받았을까요?




전체달력을 들어내면 본 달력이 보입니다. 언뜻 다이어리를 연상시키는 디자인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 약한 종이로 1년, 혹은 그 이상 서있어야 하는 달력을 지탱하는 용도로는 종이가 너무 부실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작년 달력은 가만히 둬도 스스로 달력이 휘어버리는 기현상이 발생했기에 상당히 걱정스러운 부분입니다.




전체샷




은근히 다음앱 광고를 넣은 포스트잇과 오직 T / 휴가중 / 회의중 3가지 팻말만 적힌 플라스틱 안내판이 한쪽 면을 장식합니다. 아니 휴가중은 일년에 딱 한번 쓸까말까한데 그것보다는 차라리 '외출중', '외근중' 등의 문구를 넣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러면 귀찮아서 아에 안 쓰게 되려냐?




그리고 본 달력입니다. 이번 달력은 상당히 특이한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넘기는 달력이 아닌, 찢는 달력도 아닌, 뽑는 달력입니다. 



상단 귀퉁이에는 월을 기록해 원하는 월을 뽑기 쉽도록 제작되었고, 한면에는 2013, 2014년도 달력이 있습니다. 이게 의외로 유용하더군요.




플랜카드 형식(?)으로 제작된 달력은 솔직히 불만이 많습니다. 맨 마지막 사진과 같이 작은 사진에 날짜가 적힌 구조는 나쁘지 않지만 나머지는 다 불만입니다.

먼저, 사진이 너무 작습니다. 종이를 가로로 넓게 제본하다보니 사진이 자동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사진을 선호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사진이 너무 작지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에비해서 양 옆은 매우 허전합니다.

그리고 고정방식이 너무 허술합니다. 한 장씩 끼우는 방식이 아니라 모두 끼워놓고 한 장씩 뽑아쓰는 구조 특성상 고정이 확실히 되지않고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달력틀 또한 불안합니다. 누가 실수로 달력을 엎어버린다면 소중한 달력 페이지들이 사무실 바닥의 찌든때와 키스하기 딱 좋은 허술함입니다.




달력을 쓰는 저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내용이긴 하지만 흔히 종이로 삼각기둥을 만드는 것과 동일한 방법입니다. 다만 고정방식이 종이 탄성에 비하면 위태롭고, 그래서 고정용 테이프를 꼭 써야하는 구조적 취약점이 있습니다. 정말 구조가 좋다면 테이프로 고정할 필요가 없어야하죠.... 아쉬운 부분입니다.



결론은 한 마디로 


실용성 따윈 개나 줘버렸네요.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여성분들이라면 좋아할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실용성을 최우선적으로 따지는 저로써는 이 달력이 그렇게 별로일 수가 없네요. 그냥 얼마 전에 얻은 도미노피자 달력을 책상 한 구석에 새워둬야겠습니다. 사실 전 휴대폰 일정으로 달력을 쓰지 종이달력은 사무실에서만 쓰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