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퍼오기나 링크를 가져오기도 끔찍해서 그냥 키워드로 대체하겠습니다. "대구 급발진"이라고 치면 나옵니다. 비위 약하신 분들은 영상 보지 마시고 글만 읽어주세요



본래 공포물은 야밤에 보는 게 제맛이라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호러를 야밤에 보는 건 아니었습니다. 급발진이라고 하면 예전부터 있어왔는데 하필이면 동영상 후반부에 나오는 소리가 너무 저를 괴롭히는 것 같습니다...


사고지점에 대해 설명을 하자면 앞산순환도로에서 상동교로 내려가는 긴 내리막길이 있습니다. 산 중턱에서 내려가는 완만하지만 긴 경사로죠. 보통은 차가 좀 있는 편인데 시간대가 시간대여서 그런지 차가 많지는 않더군요..



영상에서는 정확한 기어조작은 나와있지 않지만 저속주행을 위해 브레이크를 놓자마자 차가 튀어나가는, 흔히 말하는 급발진상황을 볼 수 있습니다. 운전자분이 놀라운 속도로 앞차와의 충돌을 피해서 중앙선을 넘고, 사거리 좌회전 차량을 피하고... 운전실력이 엄청난 고수분이십니다. 


하지만 차라리 핸들을 돌리지 말고 앞차랑 충돌했으면 그냥 차량보상 정도로 끝났을텐데... 사고차량은 충돌시 추정시속이 130을 넘는 엄청난 속도로 정면충돌을 했지요




간혹 급발진과 비슷하지만 운전미숙으로 엑셀을 브레이크로 알고 밟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는 제 눈으로 직접 본 적이 있는데 후진하다가 사람 깔아뭉갤 뻔 했습니다. 이런 분들은 보통 페달을 잘 놓으려고 하지않죠.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차는 자꾸 나갑니다. 그래서 계속 더 밟으니까 가속은 더 되고... 최근 운동장 김여사 사건이 이러한 경우에 속합니다.


하지만 베테랑들도 당하는 건 (인정하진 않겠지만) 차량결함에 의한 사고입니다. 나름 깨끗한 영상을 하나 보시죠


2:00 부터 보면 됩니다.


기사가 사이드만 내렸을 뿐인데 차가 튀어나가죠.. 다행히 판단력이 좋으셔서 핸들을 기둥쪽으로 꺾어 추돌은 면했습니다만, 과연 택시기사가 자리에 앉기도 전에 엑셀을 실컷 밟을까요? 브레이크도 못 밟는 상황이죠..



인간이라면 이런 위급상황에 정상적인 판단이 안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내 앞의 장애물이 내 옆의 장애물보다 우선입니다. 그래서 앞차랑 박을 것 같으면 옆을 돌아보지도 않고 옆차선, 중앙선을 넘습니다. 그리곤 대형사고가 나죠...


이런 상황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브레이크를 세게 밟은 상태에서 기어를 저단/중립으로 변속. 안되면 시동을 꺼야합니다. 하지만 침착하게 기어변속, 시동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내가 이 차를 멈춰야겠다는 생각보다 앞의 장애물을 피해야한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래서 양 손이 저절로 핸들로 가게 되는것이죠. 



이런 걸 보고나니 과연 내가 타는 차는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목숨을 걸 때는 자동이라는 것을 믿지 않습니다. 전자쪽 계열 사람이 전자장비를 믿지 않는 게 웃기지만 오히려 전공자이기 때문에 더욱 불신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엘리베이터, 자동차, 컴퓨터. 심지어 전자도어락조차도 전 못 믿겠습니다. 기계장치는 구조만 완벽하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작동하지만 전자장비는 그렇지 않죠. 



앞으로 가는거야 전자장비가 고장나서 안 가도 위험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멈춰야 할 때 전자장비가 고장나서 멈추지 않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