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같이 간 3명 최초공개!

 

난감했다. 현재 상황은 총체적 난국이나 마찬가지였다. 지금 왜 이 사람도 없는 다리를 걸어가냐 하면 유리카모메 탈 돈이 없어서이다. 나야 아직 스이카에 1000엔 정도, 현금도 면세점에서 쓸 것 어느정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인데 나머지는 전부 암울했다. 친구 한 명은 심지어 교통비를 제외하고 모두 아키하바라에 꼴아박는 바람에 저녁값 조차 없었던 것이다. 유리카모메야 나와 다른 친구 한 명은 타보았지만 나머지 2명은 바로 앞에서 구경하고도 타지 못하는 그야말로 안습의 상황이었다.

 

결국 이제 공항으로 직행하는 것 빼고는 딱히 할 것도 없는 상황에서 돈도 없으니 오다이바에서 가능한 한 오래 버티는 수 밖에 없었다. 여행상품 패키지 [http://flymoge.tistory.com/276 참조] 중에서 오다이바 온센모노가타리+공항직행버스가 5만원인가? 하는 가격에 옵션으로 팔고 있었는데 그걸 구매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만 가득했다. 해는 거의 저물어 으슬으슬해질 때가 되었지만 도쿄가 서울보다 기온이 대충 10도 정도 높아 딱히 춥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그냥 오다이바를 도보로 한번 순회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무작정 걷기 시작한 것이다.

 

다시 와서 계산해보니 이날 걸은 거리는 거의 9KM에 달했다. 마라톤 하나 뛴 셈이다.

 

늘 보면서 좌우방향이 달라 어색한 그림. 오다이바는 이렇게 수도고속도로가 오다이바 중간을 관통하는 구조로 되어있어서 야간이 되면 멋있는 배기음을 자랑하며 HID를 켜고 달리는 차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일본의 다리건축 기술은 대단한 것 같다. 대지진 설계도 그렇지만 곡선이 상당히 아름다울 정도로 많다. 우리나라 건축기술도 상당히 좋지만 얘들의 고가도로는 보고 있으면 묘하게 멋있는 곡선디자인이 많았다. 다만 운전하는 입장에서는 그다지 편할 것 같진 않다.

 

멀리 보이는 도쿄타워. 가보고는 싶었지만 도청 전망대로 만족하고 도쿄타워는 돈을 받는데다가 야경이 상대적으로 별로라는 평이 많았다. 가까이나 한번 가볼까 지금 와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리아케 스포츠 센터라고 적힌 묘하게 안 끌리는 건물. 잠수함 같이 생긴 게 멋있다고 하기엔 조금 애매한 미적센스인 것 같다.

 

멀리 보이는 대관람차. 저게 오다이바의 명물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하다. 돈도 없었을 뿐더러 어차피 남자끼리 타봤자 재미도 없을꺼고....

 

이 사진 이후로 날이 완전히 어두워져 카메라를 고정시키지 않고는 찍기가 상당히 힘들어졌다. 그리고 점점 힘이 빠져서 모두가 사진 찍기를 포기하고 그저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근 1시간을 걷다가 저렴한 우리의 구세주, 요시노야를 발견하고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