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 건 나 뿐일까?

원래 조용한 여행을 좋아하는 나는 사람이 많은 광경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서울시 입장에선 관광객 수가 많을수록 좋은 법이 아니겠는가. 정말로 난 그런 생각을 하면서 광화문을 나왔다. 왜냐면 정말로 사람도 많고 차도 많은 동네이기 때문이다.

위 사진도 그나마 차가 좀 적을 때 찍은 사진. 승용차면 괜찮은데 버스라도 하나 지나가면 사진이 재대로 안 나오니ㅠㅠ 여튼 맑은 날 광화문이 앞에 보이고 뒷 편의 북악산이 위치하는 전경, 그것도 도심 속에 있다는 것은 계속 말하지만 엄청난 광경이다.

그 광경에서 뒤를 돌아보면 빌딩숲이 나오는 이 광경이란.. 전에는 생각 없이 왔던 곳이지만 문득 이런 점에 맞춰 생각해 보니 쉽게 보이는 광경은 아니라는 것을. 사진 중간에 열을 식히기 위한 용도인지 물이 흐르고 있다. 내가 사는 대구에서도 최근 동성로에 비슷한 구조를 해 두었는데 물은 잘 안 흐르지, 이물질은 자꾸 끼지, 얼룩만 보이지… 설계의 오류인지 관리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서울과 지방의 차이를 새삼 느꼈다.

잔디길 주변에 위와 같이 꽂들과 풀을 전시(?)해 두었다. 이게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꽤 그럴 듯하게 보이는데 위 사진처럼 멀리서 바라보게 되면 이게 뭥미?라고 생각하게 된다. 식물들이 가장자리에 쭉 펼쳐진 것에 비해서 단조로움이 덜한 모습이긴 한데 조금 뜬금없이 다가온다. 뭔가 자연과 친화를 이룬 것 같으면서도 이루지 못한 것 같은 느낌..

세종대왕. 좌상이 있었는데 워낙 트레이드 마크인 이순신 동상에만 신경이 가있다 보니 직접 오기 전까지는 있는 지도 몰랐던 곳이다. 전에 여주의 세종대왕릉에 갔을 때 관련전시물들을 봐서 그런지 큰 감흥은 오지 않던 곳.

세종문화회관과 그 친구들??? 당시 G20때문에 영사관 주변의 도로가 장난 아니게 삼엄한 분위기를 자랑했다. 이순신 동상 뒷 편에 보이는 것과 같이 지하공간에 전시공간을 마련해 두었는데 특별히 볼 것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솔직히 말하면 저 앞에 보이는 이순신 동상 때문에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랄까?ㅎㅎㅎ

포.스.작.렬

누가 뭐래도 이 곳의 터줏대감이자 트레이드마크는 바로 이순신 장군이라고 생각한다(나만 그런가?). 생각보다는 동상의 키가 작은 것이 조금 아쉬웠다. 지금은 보수를 위해서 볼 수 없다는 것도 이 동상이 의미를 가졌던 이유이기도 했다. 역시 이순신 장군의 그늘에 가려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거북선이었다. 생각 외로 매우 정밀하게 장식되어 있어 놀랐다. 하지만 동상과 마찬가지로 조금 더 컸더라면 하는 생각이다.

이순신 장군 동상 뒤로 여전히 북악산이 보인다. 조금만 구도를 잡으면 "내가 산신령이다"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청계천 한번 둘러보고 돌아가려던 참에 뒤에서 이히힝 거리며 달려오는 물체가 있었으니

마차?

원래 운영하는 것인지 아니면 뒤에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를 붙혀둔 것으로 보아 그냥 홍보를 위한 것인지 지나가던 사람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데로 다 끌면서 지나가던 녀석. 카메라를 집어넣은 상태였기 때문에 더 좋은 사진은 찍지 못했다.

마차가 지나간 자리에 눈에 띄는 건물이 있어서 한번 찍어봤다. 그러나 신주쿠에서 디자인이 뛰어난 건물이 학원건물이었듯 이 건물도 어떤 회사 건물로 알고 있다. 즉 별 볼 일이 없다는 것.

보신각. 새해 종 소리 빼고는 별로 볼 일 없다는 곳. 보신각보다는 시대 역발상적인 파이롯드만년필 광고판이 더욱 눈에 띈 것은 나뿐일까?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는 조만간 TV에서 보신각 종소리를 들을 수 있을 듯 하다.

청계천. 청계천 한번 보러 가겠다고 하니 서울 분들이 열심히 말리시더라. 밤에는 그나마 낫다고 하긴 하는데 그래도 말리더라. 그 이유는"볼 거 없다고". 그 말이 사실이었다. 확실히 온도 유지라던지 공기 순환적인 측면에서는 유용할 지도 모르겠지만 관광지로서의 가치는 별로 없는 듯 하다. 하천 가장자리의 풀들이 무성하다 못해 관리를 안 하는 듯한 인상을 강하게 풍겼다. 하천과 그 주변은 지극히 인공적인데 비해서 식물들은 그렇지 않으니까. 그냥 전부 내팽겨두는 것과 모두 깔끔히 정리하는 모습 그 어느것도 아닌 청계천이었다.

그렇게 해서 가장 대충 작성한 서울 이야기가 끝이 났다. 사실 누가 보라고 이 글을 쓴 것이 아니고 그냥 내가 간 길을 글 형태로 나타내보고 싶어서 작성했기 때문에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전혀 도움이 안 될 글임이 틀림없다. 내가 읽어봐도 불평불만 투성이다.

이 여행을 하면서 느낀점이 딱 3가지가 있다.

1. 서울은 아직 세계적 관광지가 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좀 더 세밀한 곳의 준비가 더 필요하다.

2. 어딜 둘러봐도 커피집밖에 안 보인다. 움직이기 싫으면 무조건 커피집으로 가서 커피 한잔 시키고 그 다음 할 일을 해야 할 기세.

3. 무계획은 부담이 없어서 좋지만 문득 돌아보면 남는 것이 좀 없어 보인다.

그 중 3번은 앞으로 여행을 할 때 필요한 중요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대충 출발해도 필수여행지 2,3곳 정도는 정해두고 가야 그래도 보람은 있는 것 같다. 아니면 한 장소의 모든 곳을 둘러보면서 숨은 비밀을 발견하는 재미를 찾던가. 그것이 이번 여행이 준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