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길, 삼각대가 필요했어

용산에서 한참 놀다가 서울역에서 기차표 때문에 실랑이를 좀 하고(이름이 잘못 입력되었다나 뭐라나) 친구를 만나러 고대로 갔다. 원래는 서울대 친구들과 모여 홍대 쪽에서 밥 먹기로 했는데 설대 녀석이 급한 용무가 생겨서 못 온단다. 결국 고대로….

고대로 갔을 때는 이미 어둑어둑했다. 먼저 식당가에서 밥을 먹고 학교 구경이나 돌아다니기로 했다. 친구 녀석이 자기는 공대라 공대 건물은 칙칙하고 문과 계열은 건물들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예쁘다고 공대에 그렇게 욕을 해댔는데… 실상은

네 놈이 우리학교를 못 와봤구나.jpg

세상에, 역시 난 지방촌놈이었다. 이게 학교 건물이라니, 대구에서도 계명대 캠퍼스는 빨간 벽돌로 꽤나 괜찮은 캠퍼스를 보여주고 있는데 여기는 말 그대로 대리석 떡칠이다. 한 눈에 보아도 비싸 보이는 건물들. 학교 전체가 디자인에 일관성이 있게 건축된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따로 데이트 하러 먼 곳까지 나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실제로 맨 위 본관 옆 그늘에서는 xx를 하는 커풀 3쌍을 발견, 칙칙한 남자 2명이 자리를 피하는 사건이..) 결론은 지방이라 서러웠다.

고대 다니는 다른 친구 녀석을 기다리면서 이야기를 했다. 아무래도 시험 끝난 직후라서 학업 이야기가 먼저 나왔는데, 커리큘럼이 이상하게 내 것이 더욱 빡시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기들도 나가지 않은 과목은 우리 학교는 당연하게 나가고 있었다. 제길.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서울에 원서 함 넣어볼걸..

그나저나 야간사진 촬영 하면서 이 카메라가 드디어 버릴 때가 다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각한 노이즈에 매우 부족한 광량, 부족한 해상력이 그것이다. 오죽하면 스마트폰 사진이 이것과 비슷하게, 때로는 더 잘 나오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