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봉에서 비로봉까지는 4.3KM라고 하지만 시간은 단 2시간 안에 갈 수 있다. 그도 그럴것이 능선을 타고 따라가기 때문에 심하게 내려가고 올라가는 부분이 없이 아주 수월한 등산이 가능하다. 사실 등산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가벼운 거리이다. 아마 봉우리까지 올라갔던 힘의 1/10만 사용해도 갈 수 있다.

비로봉까지 가는 길은 이렇게 계단이 잘 설치되어 있다. 이 날에 구름이 상당히 많이 껴 있어서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정말로 구름 속에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영화 같이 눈 앞에서 구름이 흘러가는 절경을 봉우리를 올라갈 때 마나 구경할 수 있다.

이 사진을 찍고 5초 안에 구름이 이 길을 모두 덮어버렸다.

가는 길이 모두 널찍하고 계단에는 타이어을 다 깔아둬서 상당히 편하다. 구름이 계속 시야를 가렸지만 경치가 상당히 좋았다.

길이 정말로 잘 되어 있어서 등산이 아니라 산책하는 기분이다. 고도가 고도인 만큼 한여름이었지만 정말 시원하다. 문득 주위를 둘러 보면 키가 높은 나무들이 다 사라져있다. 고도가 높다 보니 나무들의 키가 매우 몽땅하다.

다만 여름이라서 화려한 느낌이 없이 그저 초록색만 무성하다. 봄에 가장 볼 것이 많다고 하니 봄에 오는 것을 추천한다.

비로봉 직전. 여기에서 천동굴쪽, 그러니까 북쪽에서 남쪽으로 올라오는 코스가 이곳에서 만난다.

비로봉 올라가는 길. 나무가 커 보이지만 풀들의 키와 비교해보면 정말 작다. 내 키도 안 되는 나무들도 있었다.

비로봉. 정말로 별로 쉬지도 않고 마음 편하게 걸어왔다. 이때부터는 안개인지 구름인지 모르는 수증기들이 주위를 덮어 시야거리가 10m가 안됐다.

여기가 소백산의 정상인 만큼 다른 곳 보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연화봉에서 비로봉까지 정말 수월하게 왔으니 원래 목표였던 국망봉까지 일단 가보기로 했다. 국망봉에서 초암사까지 내려가는 길이 4시간 반이라는 놀라운 시간을 가르키고 있었는데, 일단 신경쓰지 말고 일단 가보기로 했다.

하지만.

난 그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