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이바가 사실상 제가 일본에 올 때 계획한 일정의 마지막입니다. 덕질을 제외하고 방문할 명소로 스카이트리와 메가웹 시승이 유이한 목표였는데 이제 그게 끝나버렸죠. 어딜 가야하나 열심히 고민해 봤습니다.


고민하면서 부탁받은 기념품을 사러 다시 아쿠아시티로 이동했습니다. 동생의 요청으로 디즈니 굿즈를 사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제대로 구입하려면 시부야에 있는 도쿄 디즈니 스토어가 제격이지만 그거 하나 사러 시부야까지 가긴 귀찮았습니다. 여기도 엄연한 디즈니 스토어였고 제가 쓸 물건도 아니었고 말이죠. 



근데 찾아보니 디즈니스토어가 여러 군데 있더군요. 심지어 어제 갔던 스카이트리에도... 역시 관심이 없으면 안 보이나 봅니다. 



디즈니라서 미키랑 푸 이런 캐릭터들만 있는 건 아니고 스타워즈도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동생이 원하던 스마트폰 케이스 종류는 거의 없었다는 것. 그나마 있는 것도 플립형태였고 하드케이스는 딱 한 종류가 있더군요. 직원에게 물어봐도 없다고하니 본격적으로 주문하시는 분들은 시부야에 있는 최대규모 스토어를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진은 많이 찍었는데 세부샷 위주로 찍어서 안 올리겠습니다. 디즈니의 저작권 고소는 꽤 무섭거든요...



린카이선 도쿄 텔레포트 역 개찰구 앞.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코미케 첫차조 영상을 보신 분들이라면 정말 익숙한 레이아웃일겁니다. 코미케 회장 앞의 역은 여기서 한 정거장 거리의 '국제전시장'입니다. 2011년도에 갔을 때 전시장 앞에서 사진 엄청 찍었는데 아직 포스팅을 못 했다는 슬픈 사실이....


정말 어디 갈까 고민했습니다. 아키하바라 쇼핑은 내일 본격적으로 할 계획이었고 일본고궁쪽도 내일이나 모레로 계획을 잡고 있었습니다(결국은 못 갔습니다). 그렇다고 남자 혼자 쇼핑을 하러 신주쿠-하라주쿠-시부야를 돌아다니는 건 아닌것 같고, 롯폰기도 아니고 에비스는 갔다왔고. 


결론은 도쿄 외곽으로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도쿄 옆의 현이라고 하면 카나가와, 사이타마, 치바 정도가 떠오릅니다. 그 뒤론 나가노, 시즈오카, 야마나시, 군마, 토치기, 이바라키, 니가타 등 줄줄 나오지만 일반적으로 도쿄 옆이라고 하면 3개 현이 유명하죠. 근데 막상 뭘 봐야할지 떠올리라고 하니 역시 두루뭉실했습니다. 사이타마하면 슈퍼 아레나(SSA), 치바 하면 치바 모노레일과 도쿄 디즈니리조트 그리고 시스/브라콘[각주:1]과 사이제리아[각주:2], 카나가와는 요코하마 정도였죠. 그런데 요코하마 쪽을 검색하던 중 흥미로운 키워드를 발견했습니다.


라면(라멘) 박물관 / 컵라면 박물관


물론 두 박물관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고 위치도 떨어져 있지만 이 두 개만으로 요코하마 행을 결정했습니다. 전 라면을 비롯한 면 요리라면 정신을 못 차리고 흡입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이 두 개가 있다는 것만으로 요코하마를 가 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판단한 즉시 구글맵으로 경로를 찾아 출발했습니다.


근데 경로를 찾아보니 뭔가 이상합니다. 무려 3400엔짜리 경로가 있더군요.



하? 신칸센?


신요코하마 라면 박물관은 신요코하마 역 주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구글맵으로 검색하니 신칸센을 타라더군요. 시나가와에서 신요코하마까지 1개 역[각주:3]인데 요금이 미친듯이 올라갑니다. 그야 JR패스가 있으신 분들은 자유석 타서 편하게 이동하실 수 있겠지만 전 패스가 없습니다. 그야 신칸센 한번 타보고 싶은 마음이 1% 정도는 있었지만 10분 타는데 3만원 넘는 돈[각주:4]을 지불해라는 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닌 것 같았습니다. 뭔가 요금체계가 이상한 것 같지만 뭐 패스 없으면 타지말라는 소리겠죠.


여담이지만 구글맵은 도시 하나를 건널 경우에 신칸센이 있으면 신칸센이 반드시 들어가는 편입니다. 나리타 공항에서 경로검색을 하면 넥스 차편이 반드시 포함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랄까요? 사철 위주로 타고다닐 경우엔 약간의 공부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싼 경로를 찾아보면 선형이 이상하지만 이런 경로로 신요코하마역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면 신요코하마 역에는 신칸센 아니면 지도의 요코하마선, 시영지하철인 블루라인 밖에 정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블루라인은 도심 쪽으로 돌아가고 요금도 더 비싸니 사실상 요코하마선밖에 갈 방법이 없었습니다.



린카이선 / 케이힌토호쿠선 환승을 위해 오이마치역에 내렸습니다. 저기 뒤에 미즈키 나나 뉴 엘범 광고판이 자그맣게 보입니다. 

린카이선 환승하는데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우르르 내리더군요? 4월에 학기 시작해서 방학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시작하는 것 같은데 7월 초가 방학이 아니라면 정규수업이 끝나서 오후 1시에 하교하는 것인가요? 아니면 그냥 체험학습이거나 그런거겠죠?


근데 환승하려고 구글맵을 보니 조금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다.



분명 구글맵으로는 오이마치역에서 오후나 방향 쾌속(快速)을 타라고 나옵니다. 그런데 정거장에 가보니 각역정차(各停)가 서 있더군요. 느린 열찬가 싶어서 그냥 보냈습니다.

그런데 전광판을 보니 다음 열차도 各停, 그 다음 열차도 各停더군요? 구글 시간표랑 매치해보면 시간표는 동일한데 구글은 항상 쾌속, 현지 전광판은 각역정차로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실제로 정차하는 역이랑 시간은 구글 정보랑 동일합니다. 혹시나 저처럼 환승하실 일이 있으시면 참고하시고 탑승하시기 바랍니다. 

근데 신기한건 반대방향으론 쾌속이 가더라구요? 무슨 차이점이 있는건지 혹 아시는 분은 댓글로....


여튼 요코하마쪽으로 가는 라인은 케이힌토호쿠선 말고도 도카이도 신칸센/본선, 요코스카선, 나리타 익스프레스(!), 케이큐 본선 등 다양한 노선이 있으니 입맛에 맞는 열차를 타시고 이동하시면 됩니다. 저는 숙소인 아키하바라까지 케이힌토호쿠가 다니니 갈 때와 올 때 모두 해당열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신 요코하마 역 사진을 찍은 줄 알았는데 한 장도 없네요. 바로 신요코하마 라면 박물관 글로 넘어갑니다.



  1. (오레이모 드립.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 작품의 배경지입니다. 2기 오프닝의 치바 모노레일이 가장 유명하죠) [본문으로]
  2. (오레가이루 드립. 작중 히키가야 하치만이 얼마나 치바 주제로 잡담을 하는지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되실 겁니다.) [본문으로]
  3. (노조미-최고등급 기준 도카이도 신칸센의 신요코하마 다음 정차역은 무려 나고야. 그 다음으로 교토, 신오사카에 정차하는, 바로 관서지방으로 달려가는 라인입니다.) [본문으로]
  4. (참고로 작성일 기준 1시간 정도 소요되는 KTX-산천 서울-대전 간 운임은 23,700원, 특실이 33,200원입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