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D의 몰락

예전에는 윈도우를 깔려고 하면 CD롬은 필수품이었습니다. 물론 불법 OS로 고스트를 뜨면 하드카피 방식으로 윈도우 설치가 가능하긴 했지만 정식 루트로는 CD/DVD가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고용량 USB가 대중화되고 고용량 HDD 가격이 싸지면서 ODD는 설자리를 잃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최근에는 아에 ODD 슬롯을 없에는 컴퓨터도 많아졌고 ODD는 있어도 먼지와 전기만 먹는 장치로 전락해버립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블루레이가 탑재된 PC ODD는 국내에서는 극소수 매니아들만 찾는 장치가 되어버렸고 삼성[각주:1]과 LG[각주:2]국내 기업들이 국내에서 내장형 ODD를 정식발매하지 않는 사태까지 오고 말았습니다.


집에서 쓰던 LG ODD가 CD를 못 읽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EAC로 CD를 뜨는데 에러가 자꾸 뜨더니 이젠 디스크를 넣어도 인식을 못하더군요. CD리핑을 해야하니 ODD가 하나 있어야하는데 이왕 새로 구매할 거 블루레이가 지원되는 제품으로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병행수입품이나 가격이 비싼 외장형만 팔아서 아마존으로 눈을 돌리니 적당한 제품이 바로 눈에 띄더군요.

판매 1위랍니다. 가격은 50달러니 국내에서 파는 대부분의 블루레이 라이터보다 싼 가격이죠. 신제품인 WH16NS40이 있지만 속도만 차이나는 제품이라서 10달러 싼 이 제품으로 선택했습니다.

아마존 직배송이 10달러 정도 나오길레 보험값으로 생각하고 직배송으로 주문했습니다. 운없게도 UPS의 i-Parcel 발송으로 약 일주일 가량 걸렸습니다. 꽤 빨리왔네요.


Tracking Details:

EventEvent Date   Event Location
Delivered  Apr 18 2016 **:**PMINCHEON KR   
Processed through transit hub  Apr 17 2016 **:**PMINCHEON KR   
Completed customs clearance process  Apr 17 2016 **:**PMINCHEON KR   
Package arrived in the destination country and is awaiting release from the Customs clearing agency  Apr 16 2016 **:**PMKR   
Exported i-Parcel and in transit to country of destination  Apr 13 2016 **:**AM** ** US   
Received at i-Parcel   Apr 12 2016 **:**AM** ** US   
Package details received electronically from Seller  Apr 11 2016 **:**AM   



아마존의 과대포장




아마존은 한국 직배송, 또는 배대지 배송제품에 대해서 일부러 과대포장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완충재를 빵빵하게 채우고 박스를 지나치게 크게 책정하는 것인데, 직배송이나 합배송은 문제가 없지만 배대지 미개봉 발송시에는 부피무게 폭탄을 맞게 되죠. 뭔 ODD 단품에 저렇게 큰 포장을 해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박살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단품을 샀기에 구성품은 뭐 없습니다. 보증서와 메뉴얼이 있긴 하지만 어차피 국내에는 해당 안됩니다.

작년 11월 생산품이고 흥미로운 건 미국에서 구매한 제품인데 일본어가 적혀있습니다. 번역하면 '이건 미국 내 전용제품이니 일본에서의 동작 보증은 하지 않음. 보증지원에 대해선 미국 센터로 연락하삼'입니다. 참고로 일본은 우리나라와는 정반대로 블루레이 시장이 꽤 활성화되어있고 공미디어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전면 베젤은 그냥 흔하디 흔한 ODD 베젤입니다. 좀 고급스러운 베젤 제품도 있긴한데 비쌉니다.



연결방식은 하드디스크나 SSD와 동일한 SATA 표준입니다.



PC에 설치하면 이런 느낌입니다. 서버 케이스랑 잘 어울리네요.

블루레이 드라이브답게(?) 동작 시 푸른 LED가 점등하는 게 인상적입니다.



내가 산 블루레이를 컴퓨터로 못 본다고?


동작 테스트를 위해 블루레이를 컴퓨터에 넣고 항상 쓰던 플레이어를 켜서 블루레이를 재생하니 이렇게 나오더군요.



왜 재생을 못한다는 거죠? 조금 더 전문적인 답을 얻기 위해 VLC를 켰습니다.



AACS 라이브러리가 없다네요. 그래서 구글링을 해서 설치해주니



왜 내가 돈 주고 산 블루레이를 못 본다는거죠? 항상 PS3로 재생해서 전혀 생각하지 못하던 부분이었습니다. 


AACS 라이브러리란 Advanced Access Content System, 쉽게 말하면 내용을 암호화하는 기술입니다. 그리고 그 암호화를 풀려면 매우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한데, 지정된 블루레이 재생 소프트웨어와 HDCP가 활성화되는 모니터가 필요합니다. 까다롭죠. 이것을 우회하는 방법 역시 있는데 편법이기에 기재하지는 않습니다. 여튼 여차저차해서 재생을 시키긴 했습니다.


무난한 성능, 무난한 소음




블루레이 스트림을 SSD로 복사하는 스샷입니다. 최고 50 MB/s까지는 나오더군요. 미디어 특성 상 외곽부분의 속도가 더 빨라 전송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잘 나옵니다. 챕터랑 자막, 음성다중과 DxVA도 잘 지원합니다.




물론 DVD도 잘 나옵니다. 선택된 지역코드는 다행이 없으니 지역코드에 무관하게 재생이 가능합니다.


CD리핑도 역시 잘 됩니다. EAC의 드라이브 테스트 결과는 다음 스샷과 같습니다. 여담이지만 C2 Error는 되도 끄고 쓰는 것을 추천합니다.




소음은 거슬리지 않습니다. 데이터 전송을 할 때는 전송속도 때문에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신경쓰이지만 블루레이나 음악감상시에는 본체 쿨링팬보다 조금 더 큰 소리를 냅니다. 이마저도 소리를 들으면 거의 안들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최소한 PS3 슈퍼슬림 모델보다는 조용하네요.



결론 : 필요하면 사시라


블루레이 재생이 이렇게 까다로운 줄 알았으면 그냥 2만원짜리 국내 DVD 라이터를 살 껄 그랬습니다. 2배 넘는 가격이긴 하지만 집에 있는 블루레이를 컴퓨터로 볼 수 있고 나중에 블루레이 공미디어로 백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 있으면 편리할 것 같긴 합니다. 물론 ODD를 잘 쓰지 않는다는 게 함정이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