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식 키보드 입문


누군가가 말하더군요. 컴퓨터를 오래 쓰는 사람은 컴퓨터 사양보다는 나랑 더 오래 접촉하는 마우스, 키보드, 모니터에 신경쓰라고. 마우스는 적절한 결론에 도달했고, 모니터는 방 공간배치 상 보류, 나머지는 키보드입니다.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로망은 예전부터 있어왔습니다. 특히 청축 위주로 둘러보아 그 찰칵찰칵거리는 소리는 상당히 매력적이었죠. 그리곤 집으로 돌아와 아무런 매력도, 소리도 안 나는 맴브레인을 타건하며, 언젠가는 기계식 키보드를 구입하겠다는 욕망이 솟구쳤습니다.


최근 유명한 체리사(社) 외에도 카피축을 만들던 카일에서 만든 축을 채용한 키보드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기계식을 맛볼 수 있고 적축의 경우 체리보다 더 낫다는 유저들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10만원 이상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기계식 키보드 시장에 4만원대의 가격은 분명히 매력적인 가격이었고, 질러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을 별로 안하는 저는 매크로 기능도 필요없고, LED 기능은 매우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명입니다. 하지만 오른쪽 숫자패드는 꼭 있어야한다는 사람이라 일반적인 키보드 레이아웃을 가진 이 녀석은 제 기준에 부합했습니다. 그래서 질렀습니다



축 선택

카일축은 적축의 인기가 높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흑축, 갈축, 청축, 녹축 순으로 인기가 있는데, 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검색하면 아주 잘 나올거라고 봅니다.

적축의 경우 소음은 적지만 타건감이 심심한 편이고, 흑축은 분명 장기타이핑 시 손이 피곤해지는 문제가 생길 거라고 보고 보류. 시끄러운 청축 역시 보류. 그럼 무난한 갈축으로 가볼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문제는 체리축이라면 당연 갈축을 구입했겠지만 카일축의 갈축은 별로 평이 없더군요. 그래도 정한 김에 갈축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언박싱



새까만 박스입니다





갈축 표기를 해두었으며 씰이 붙어있습니다. 가격대가 있어서 그런걸까요?

바코드 넘버링으로 보아 올해 9월 생산품인 것 같습니다.



뒷면에는 설명이 적혀있는데 별 관심없으리라 봅니다


혹시나 관심있으신 분들을 위해서 상품설명을 참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http://prod.danawa.com/info/?pcode=2828376&cate1=861&cate2=881&cate3=1005&cate4=0



키보드 포장상태입니다. 누가 밟은 흔적만 없다면 이정도는 무난하다고 봅니다.



본체 밑에는 커스텀 키캡 4개, 캡리무버, 보증서가 들어있습니다. 전 저런 알록달록을 싫어하니 패스.



키보드 특징



일반적인 키보드 레이아웃입니다. 

다만 ㄴ자 엔터키가 아닌 일자 엔터키, 그리고 관련된 \, 벡스페이스 키를 사용했습니다. 

전 이 레이아웃을 선호하는데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스텝스컬쳐2라고 뭐 손에 편한 경사도로 키보드를 설계했다고 하는데 

그냥 위에서부터 높이가 점점 낮아지는 멤브레인과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잠깐 만져본 결과 적응이 안되서 오타가 심히 많이 납니다 적응이 필요할 듯 하네요



커넥터는 특이하게 PS2 + USB 젠더를 사용했습니다. 전 본체, 노트북, 기타장치를 마우스와 같이 usb 허브로 묶어서 사용하므로 젠더를 사용해야하는데 너무 길어서 불편하긴 하네요.

선도 상당히 굵습니다. 선이 굵으면 좋다는 인식이 있긴 하지만 저거랑 성능이랑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노이즈 차폐만 잘하면 문제가 없는데 말이죠.



멀티미디어키가 F1~F6에 배정되어 있습니다. 볼륨키와 재생, 이전/다음곡 키까지 들어있네요. 무난한 구성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볼륨키 조절 토글키가 오른쪽 아래에 배치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양손으로 볼륨조절을 해야하는 것인데 한손 조작이 불가능하므로 불편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 손으로 마우스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는 조절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죠.



캡 리무버로 뜯어보니 갈축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급기를 위한 빈 포트로 보입니다. 개조하면 이 포트도 사용할 수 있겠지만, 전 필요없으므로 패스

높이조절은 꽤 많이 올라가는 편입니다. 전 웬만한 키보드는 이걸 올려서 사용하는데 이 녀석은 너무 높이 올라가서 오히려 불편해져 지금은 내려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심히 밝은 LED 인디케이터입니다. 그냥 바라보기만해도 눈뽕당할 수준인데, 전 그 위에다 포스트잇 한 장 붙혀줬습니다. 그러면 딱 적당한 밝기가 되죠.




타건감


앞에서도 밝혔지만 전 기계식 키보드 입문자이며 축간의 차이를 잘 모릅니다. 그래서 간단한 타건 영상을 올려드리니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어차피 타건 영상이야 검색하면 널리고 널렸으니까요.


간단히 비교를 하자면 일단 시끄럽습니다. 갈축이기 때문에 청축처럼 스위치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퍼지거나 그렇진 않지만 타각타각,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꽤 큽니다. 기계씩 중에서 이 정도는 적절한 수준이라고 봅니다.

키는 조금만 눌려도 인식되는 경항이 있습니다. 손이 스쳐지나가도 인식되어서 살짝 곤란하긴 한데 이게 기계식 특징인지, 갈축 특징인지, 아니면 이 녀석의 특징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보강판이 있어서 울렁인다는 느낌은 없지만 스페이스바를 때렸을 때 스프링이 울린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신경쓰면 들리긴 한데 민감하지 않으면 별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제닉스 SCORPIUS M10GK  / 유선 / 기계식 갈축 / 일반키보드


엄지가 엄청 크게 나왔네요


카메라가 가까이 위치하여 조금 날카롭게 녹음되었는데, 

실제로 듣는 머리 위치에서는 저거보다는 살짝 더 둔탁한 소리가 납니다.


혹시나 해서 기존에 촬영한 다른 키보드 영상도 접힘글로 올려두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결론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요즘 키보드로 타이핑할 기회가 많이 줄어들었기도 했고(블로그에 글을 안 올려서이지만...) 멤브레인도 그 나름의 맛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써봐야 알겠지만 키보드를 자꾸만 치고싶어지는 마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동의할 수 있습니다. 타각타각 하는 소음이 내가 키보드를 치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해주네요.

추가적인 내용이 발생하면 더 적도록 하고 글은 여기에서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