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학기로 미친듯이 바쁜 와중 포트폴리오 작성 중에 재밌는 것을 떠올렸습니다. 


라면사리로 라면을 끓이면 어떻게 될까?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라면사리는 떡볶이, 찌개, 전골 등에 넣는 용도로 나온 제품입니다. 값도 개당 비싸봤자 400원 정도로 저렴하죠. 라면사리를 사서 남은 스프를 넣어 뿌셔뿌셔를 해먹는 사람까지는 봤는데 라면사리를 다시 라면으로 끓여 본 사람은 적을 겁니다. 그런데 아마 이렇게 생각하실 겁니다. 라면 면이 달라봤자 뭐가 다를까?


근데 이게 꽤나 차이가 난단 말이죠?


그래서 정식글들과 같이 상세한 리뷰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모든 상황을 대변할 수는 없기에 제품은 슈퍼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오뚜기 라면사리 1종만 리뷰하였습니다. 삼양이나 팔도에서도 사리면을 판매하고 있으나 전 한 번도 손에 넣어본 적이 없네요. 팔긴 파나요?


2. 포장



슈퍼뿐만 아니라 음식점에서도 자주 보이는 익숙한 포장의 라면사리입니다. 음식점에서는 이 300원짜라 라면사리를 반으로 갈라서 1천원이나 받아먹는 게 괘씸하긴 합니다.

여튼 중량은 일반 라면보다 조금 더 큰 110g입니다. 그런데 오뚜기 라면들의 중량이 보통 120g이기 때문에 오뚜기 라면 기준으로 보면 일반 라면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구성



구성이고 뭐고 없습니다. 면 하나가 딸랑 들어가있죠.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바로 원료명입니다. 이게 흔한 진라면이나 열라면 면과 똑같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진라면[http://flymoge.tistory.com/927], 열라면[http://flymoge.tistory.com/1017], 참깨라면[http://flymoge.tistory.com/845], 심지어 가장 값싼 김치라면[http://flymoge.tistory.com/697]과도 면의 원료구성에 차이가 있습니다.

라면사리를 생면 상태로 먹어보면 바삭함이 떨어지고 라면보다는 과자같은 느낌이 듭니다. 면에 국물이 잘 베이도록 만들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다른 라면들보다 색상에서도 미묘한 차이를 보입니다. 



4. 조리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라면용이 아니므로 라면 조리법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면의 탄력과 밀도, 그리고 끓여지는 정도를 볼 때 적당한 가열시간은 3분 30초 정도로 판단해서 그렇게 끓였습니다.




스프는 동회사의 스낵면 스프를 사용하였습니다. 스프가 10개 이상 남아있어서 사용했습니다. 차후 진라면 매운맛(신형) 스프로 재테스트 해 볼 의향은 있습니다.



5. 맛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지만 원래 스낵면과는 다른 라면이라도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국물이 상당히 졸았습니다. 물 양은 평소 라면을 끓이는 물 양(500mL)을 사용했는데 생각외로 상당히 국물이 줄어들었더군요. 면의 수분 흡수력이 꽤 되는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인데, 그냥 아무 생각없이 먹으면 평범한 라면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신경을 써서 상세히 파고들면 차이점이 드러납니다.

먼저 면이 상당히 고소합니다. 참기름의 고소함이 아니라 계란 노른자의 고소함이라고 할까요? 매운 맛을 상당히 줄이고 전체적인 맛을 고소하게 만들었습니다. 다른 말로는 스프의 매운맛이 둔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는 후에 진라면 매운맛까지 도전해보면 확실해질 것 같네요.

또한 면발의 탄력이 일반 라면들보다 강합니다. 조리하실 때 발견하실 수도 있지만 면이 유난히 잘 풀리지 않습니다. 일부러 시식해가면서 면을 체크했으나, 면의 굵기가 얇은 것에 비해 의외로 탱글탱글한 식감을 가집니다. 물론 원래 탱탱한 면을 사용하는 제품들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자주 먹는 라면들과 비교했을 때 잘 풀리지 않습니다. 아마 전골등의 요리를 할 때 오래 끓여야하는 음식 특성 상 잘 풀리지 않는 면으로 제작한 것 같네요.


그것만 제외하면 라면에 관심이 적은 사람들은 눈치를 채지 못할 정도로 라면과 비슷합니다. 뭐 라면이니까 당연하겠지만요.



결론은 "라면사리의 면은 라면의 면과는 다른 종류다"라는 것입니다. 만약 모든 라면이 모두 다 똑같은 면을 사용한다면 이러한 결과는 나오지 않겠죠. 하지만 분명한 것은 라면은 면과 스프의 조합을 연구해서 출시된 제품이라는 것입니다. 본래 스프와 면은 항상 같이 조리하여야하며 다른 면을 쓰면 맛은 확연히 달라집니다.

위의 라면사리와 마찬가지로 라면사리는 라면을 끓이는 용도로 나온 면이 아닙니다. 물론 조리는 가능하지만 라면으로 먹게 된다면 이러한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